우리 요즘
우리도 연애 초반에는 여느 커플들과 다름없이, 서로 사랑한다는 말만 하기에 바빴잖아.
서로 잘못을 하더라도, 괜찮다고, 이제는 안 그러면 되는 거라며 조금의 다툼을 만들지도 않았고, 그런데 있잖아,
요즘은 우리가 조금 이상해진 것 같아. 한번 크게 다투고 난 이후로는, 정말 사소한 일로도 얼굴을 붉히기 십상이고,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일도 너무 잦아졌어.
분명 나는 아직도 너를 많이 좋아하고 있고, 너도 분명히 나를 좋아하고 있을 텐데 말이야.
남녀가 오래 만나다 보면, 설렘보다 익숙함이 커져서 서로에 게 무뎌지는 일이 생긴다더라.
나는 우리가 지금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너무 서로를 편하게 생각해서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많이 사라진 탓이겠거니, 하고 생각을 해. 그래도 다행인 건, 우리는 한 번 싸운 것으로 오랜 시간 등 돌려버리지는 않는다는 거야.
금방 화해를 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웃고 떠들며 행복해하고는 하니까.
그러니까, 우리 약속 하나만 하자. 아무리 잦은 다툼으로 지쳐 간다고 해도, 그 누구도 헤어지자는 말은 꺼내지 말기로 해. 지금의 이 '익숙함'을 이제는 사랑이 아니구나,라고 착각하지 않기로 해.
우리가 아무리 서로에게 익숙해졌다고 해봤자, 오랜 시간 다르게 살아왔던 사람인데,
어떻게 모두 잘 맞을 수가 있겠어. 싸우더라도, 싸움으로만 끝내지 말고, 서로에 대해서 하나씩 더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나는 네가 정말 좋아. 너도 나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를 바랄게. 우리는 고작 조금 다퉜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바보 같은 사람은 되지 않도록 하자..